브루클린 레드훅. 지하철이 닿지 않는 동네. 지도에는 있지만 아무도 일부러 가지 않는 곳.

부둣가 창고 사이, 간판 불이 절반만 들어오는 바가 하나 있었다. OGYGIA. 뉴욕 사람들은 그 이름을 읽을 줄 몰랐고, 읽을 필요도 없었다. 그 바는 허리케인이 지나간 뒤에도 문을 열었고, 재개발이 지나간 뒤에도 문을 열었다. 세월이 주변을 다 갈아엎는 동안 그 집만 늙지 않았다.

주인은 칼리 오그던이라는 여자였다. 금발을 뒤로 땋아 묶었고, 눈은 창백한 가로등 색이었다. 아무도 그녀의 나이를 몰랐다. 아버지는 항만 노조를 등에 짊어지고 살다가 감옥에서 병사했다고 한다. 브루클린 이라는 도시가 그 집안을 벌한 것이라고도 했다. 그래서 딸은 이 부둣가 끝에 묶여 있는 거라고. 도시가 내린 형벌은 형기가 없다.

그녀는 밤마다 표류하는 남자들에게 술을 따랐다. 한 잔, 두 잔. 그리고 새벽이 오기 전에 내보냈다. 아무도 붙잡지 않았다. 사랑이란 것은 이 도시에서 세금이 가장 비싼 사치품이었고, 그녀는 오래전에 그 계산을 끝냈다.

1장 · 파도가 밀어 올린 것

10월, 비가 사흘째였다.

이스트강이 부두를 넘어왔고, 페리는 끊겼고, 낡은 창고 지붕이 뜯겨 하늘로 날아갔다. 그런 밤에 그녀는 물이 빠진 선착장 계단에서 남자 하나를 발견했다.

그는 젖은 군용 더플백을 베고 누워 있었다. 부츠는 짝이 맞지 않았고, 왼쪽 손목엔 이름표가 남아 있었다. 로턴, O. 캔자스. 얼굴엔 오래된 흉터가 강물처럼 흘렀고, 숨은 젖은 성냥처럼 겨우 붙어 있었다.

그녀가 손을 뻗었다. 마른 수건, 뜨거운 커피, 그리고 카운터 아래 서랍에서 꺼낸 무언가. 아침이 되자 남자는 눈을 떴다.

"……여기가 어디요?"

그녀는 대답하지 않았다. 오래 혼자 살면 말을 잊는다. 대신 잔을 밀어 주었다. 호박색 술. 그녀가 '암브로시아'라고 부르는 것. 그것을 마시는 남자들은 내일을 잊었다.

그는 잔을 밀어냈다.

"난 살아 있을 자격이 없는 인간이야. 당신이 누구든, 나를 내버려 두시오."

그의 눈에는 아무것도 없었다. 소대를 잃고, 전쟁을 잃고, 돌아갈 길을 잃은 남자의 눈. 칸다하르. 이기지 못한 전쟁. 트로이처럼 함락시킨 적도 없고, 목마도 없었다. 그냥 어느 날 짐을 싸서 나왔다. 그것이 그의 트로이였다.

그녀는 알았다. 이 남자가 한때 사람들이 '가장 머리 좋은 하사'라고 불렀던 사내라는 것을. 그리고 그 눈 밑바닥에 캔자스의 밀밭이 아직 흔들리고 있다는 것을.

"갈 곳이 없다면 여기서 자."

그녀가 처음으로 한 말이었다.

2장 · 망각의 처방

그는 바 위층 창고에서 지냈다. 낮에는 잤고, 밤에는 카운터 끝자리에 앉았다. 그녀는 그에게 스테이크를 구워 주었고, 비 그친 날에는 부두 끝으로 데려가 강물에 발을 담그게 했다. 물은 검었고 차가웠다. 그는 처음으로 잠깐 웃었다.

"여기 있어." 어느 밤 그녀가 말했다. "이 집은 늙지 않아. 여기 있으면 너도 늙지 않아. 아무도 청구서를 보내지 않고, 아무도 네 이름을 부르지 않아."

그는 고개를 저었다.

"난 잊고 싶지 않소. 캔자스에 가족이 있소. 아내 페니, 아들 텔, 늙은 아버지…… 그들이 날 기다리고 있소."

그녀의 얼굴에 그림자가 앉았다. 그녀는 알았다. 이 남자는 자신을 사랑하지 않는다는 것을. 하지만 이 부두에서 수십 년을 기다려 온 여자에게 7년은 담배 한 대가 천천히 타오를 길이였다.

그녀는 밤마다 그를 불렀고, 그는 거절하지 않았다. 갈 곳 없는 자의 체념도 있었고, 어둠이 무서운 자의 비겁함도 있었다. 그러나 그가 자신의 품에 있을 때조차 그의 눈은 창밖 서쪽을, 강 너머 뉴저지를, 그 너머 평원을 보고 있었다.

어느 밤 그는 울었다.

"제발…… 날 보내줘. 당신 은혜는 죽을 때까지 잊지 않겠어."

그녀는 물을 수 있었다. 네가 가면 나는 어떻게 되냐고. 묻지 않았다. 대신 더 세게 안았다.

"그 여자가…… 그렇게 그리워?"

"그래."

"나보다 예뻐?"

"예쁜 건 상관없어. 그 여잔 내가 돌아가야 할 이유의 전부였으니까..."

그녀는 웃었다. 깨진 유리 같은 웃음이었다.

"난 이 부두를 수십 년 지켰어. 앞으로도 지킬 거야. 그런데 나는…… 흘러들어온 남자 하나한테 이렇게 매달리고 있구나."

그녀는 손을 놓았다.

"가, 로턴."

3장 · 회색 양복의 전령

그러나 그녀는 그를 보내지 않았다.

다음 날 아침, 그의 더플백은 카운터 아래 자물쇠 달린 서랍에 들어가 있었다. 그녀는 카운터 뒤의 아가씨들에게 일렀다. "저 남자가 버스 시간표를 물으면 모른다고 해. 전화를 빌려 달라면 고장 났다고 해." 사랑이라기보다 익사자가 뗏목을 쥐는 힘에 가까웠다.

그는 절망했다. 그녀는 더 절망했다. 그가 떠날 것이라는 공포가 그녀의 잔을 채웠고, 그녀는 그것을 밤마다 비웠다.

그러던 어느 오후, 회색 양복의 남자가 들어왔다. 비 오는 날에도 젖지 않는 종류의 남자. 이름은 허먼이라고 했다. 시에서 왔다고 했다. 봉투 하나를 카운터에 내려놓았다.

"오그던 씨. 위에서 결정이 났습니다. 저 남자를 놓아주십시오. 보훈청 기록, 캔자스 법원 출석 명령, 실종 신고. 저 사람은 돌아가야 할 곳이 있는 사람입니다."

그녀의 턱이 굳었다.

"내가 강물에서 건졌어. 내가 살렸어. 내가 이 집에서 영원히 같이 살자고 했어. 그런데 이 도시는 내 아버지도 모자라 이것까지 뺏어가겠다는 거야?"

허먼의 눈은 온도가 없었다.

"당신은 이 부두의 사람입니다. 저 남자는 아닙니다. 붙잡아 봐야 저 사람만 썩어요. 그리고 알아두십시오. 당신이 저 사람을 가두고 있다는 소문은 벌써 위에서 다 압니다. 이 봉투는 자비입니다."

그녀는 몸서리쳤다. 그녀는 알았다. 이 도시가 사랑을 얼마나 잔인하게 회수하는지. 부두의 다른 여자들이 어떻게 됐는지. 사내를 숨겨 줬던 여자는 가게를 잃었고, 사내와 도망쳤던 여자는 강에서 올라왔다.

"……그래. 알아. 이 동네 여자가 흘러들어온 남자를 사랑하는 건 금기지."

그녀는 고개를 떨궜다.

"근데 난 이미 너무 깊이 들어갔어."

4장 · 서쪽으로 가는 버스

그녀는 자물쇠를 열고 더플백을 꺼내 주었다.

"가도 돼. 포트 오소리티까지 택시 불러 줄게. 버스표도, 약간의 현금도 넣어 뒀어."

그는 믿지 못했다.

"정말…… 보내주는 거요?"

"그래. 대신 하나만 약속해. 날 잊지 마."

그는 잠시 침묵했다.

"……잊지 않겠소. 그렇지만 난 페니를 사랑하오."

그녀는 웃었다. 슬픈 웃음이었다.

"성실한 남자. 그래서 더 아프다."

그녀는 직접 짐을 쌌다. 마른 양말, 접은 지폐, 병에 담은 호박색 술 하나. 그리고 그의 등을 문 밖으로 밀었다. 바람이 등 뒤에서 불어 주었다.

"가. 네가 가고 싶은 데로."

택시 미등이 반 브런트가 끝에서 사라질 때까지 그녀는 창고 계단 위에 서 있었다.

울지 않았다. 이 동네 여자에게 눈물은 없었다.

그러나 가슴은 찢어지고 있었다.

5장 · 이타카는 없다

버스는 이틀을 달려 그를 캔자스로 데려갔다.

그리고 그는 마을 어귀에서 내렸다. 곡물 저장탑, 물탱크, 교회 첨탑. 그대로였다. 그런데 그는 길을 건너지 못했다.

페니의 집 앞마당에는 낯선 픽업이 서 있었다. 열여섯이 된 텔은 자기 아버지가 어떻게 생겼는지 사진으로만 알았다. 아버지는 그가 강물에 누워 있던 그해 겨울에 묻혔다. 마을 술집에는 구혼자들이 앉아 있었다. 그가 죽었다고 확신하는, 그의 아내가 가진 거대한 농토를 탐내는 사내들.

오디세우스는 집에 돌아와 활을 당겼다. 로턴은 당길 활이 없었다. 그에게는 이긴 전쟁이 없었다. 트로이를 태우지 않은 사내에게는 이타카가 문을 열지 않는다. 그는 그것을 마을 어귀에서, 밀밭 냄새 속에서 이해했다.

그는 다시 버스를 탔다. 동쪽으로. 그러나 레드훅으로는 돌아가지 않았다. 돌아가는 것 역시 항복이었으니까. 그는 오하이오 어느 모텔에서, 펜실베이니아 어느 트럭 휴게소에서, 정거장과 정거장 사이에서 살았다. 뉴욕과 캔자스 사이의 바다에서 영원히 떠돌게 된 남자. 그의 방랑에는 끝이 없었다. 그것이 신들이 이기지 못한 자에게 내리는 형벌이었다.

한편 레드훅에서, 그녀는 카운터 끝자리를 비워 두었다. 아가씨들이 걱정했지만 그녀는 말이 없었다. 창밖의 강을 보며 하루를 넘겼다.

그녀는 생각했다. 더 세게 붙잡았더라면? 서랍을 열지 않았더라면? 그러나 그녀는 알았다. 그의 몸을 붙잡아도 그의 눈은 영원히 서쪽을 볼 것이라는 것을. 그의 마음은 이미 밀밭에 묻혀 있고, 그는 결코 자신을 고르지 않을 것이라는 것을.

그러나 사랑은 죽지 않았다. 오히려 강물이 부두를 갉듯 깊어졌다. 그의 목소리, 젖은 성냥 같은 숨소리, 강물에 발을 담그고 처음 웃던 얼굴을 그녀는 수백 번 되새겼다. 그 잔상이 그녀의 잔을 채웠고, 그녀는 그것을 비웠다.

6장 · 영원의 폐업

휘기누스는 전한다. 칼립소는 오디세우스를 그리다 못해 불사를 스스로 버렸다고.

레드훅 사람들은 이렇게 전한다.

어느 새벽, OGYGIA의 간판 불이 나머지 절반마저 꺼졌다고. 카운터 위에 아가씨들 앞으로 남긴 봉투와 열쇠가 놓여 있었다고. 그녀는 부두 끝으로 걸어 나갔고, 강은 포도주 빛으로 물들어 있었고, 하늘은 붉게 타고 있었다고. 그리고 그녀는 돌아오지 않았다고.

그녀가 마지막으로 남긴 말은 한 줄이었다. 냅킨에 볼펜으로.

이 도시가 나한테 준 건 형기 없는 형벌이었고, 나는 그걸 받지 않기로 했다. 로턴 — 사랑했어. 끝까지.

늙지 않던 집은 그날로 늙었다. 아가씨들은 흩어졌고, 셔터는 내려갔고, 이듬해 봄에 그 자리엔 유리로 지은 콘도가 올라갔다. 바람만이 부두를 스치고 지나갔다.

에필로그 · 정거장 사이

몇 해 뒤, 오하이오 어느 휴게소. 로턴은 카운터 끝자리에 앉아 있었다. 흰머리가 늘었고, 흉터는 옅어졌다. 가끔 꿈을 꾸었다. 금발을 땋은 여자가 검은 강 한가운데서 자신을 부르는 꿈. 그는 그 꿈을 무시했다. 오래전 일이라고 생각했다.

옆자리의 트럭 기사가 뉴욕 얘기를 했다.

"브루클린 부둣가에 이상한 바가 하나 있었는데. 주인이 여자였어. 늙지를 않았대. 근데 흘러들어온 남자 하나를 사랑하다가…… 강으로 걸어 들어갔다더군."

로턴의 심장이 멈췄다.

"……그 여자 이름이 뭐였소?"

"칼리라던가. 칼립소라던가."

그는 오래 말이 없었다. 그리고 고개를 숙였다. 잊지 않겠소. 그 약속을 그는 지키지 않았다. 캔자스도, 레드훅도, 그는 아무 데도 돌아가지 못했다.

그러나 그녀는 그를 잊지 않았다. 끝까지.

그리하여 레드훅의 여자 칼립소의 사랑은 낡은 바의 철거 허가 속으로, 그리고 망각 속으로 사라졌다. 그러나 그 사랑은 도시조차 손대기를 두려워한 금기를 넘어선, 가장 인간적이고 가장 비극적인 사랑이었다.


"이기지 못한 전쟁에서 돌아온 자에게 고향은 문을 열지 않는다. 그를 사랑한 여자는 영원을 대가로 그 문 앞에 서 있었다."

— 《칼립소, 레드훅의 여자》 中